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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저런

Just Look UP..!! - 돈룩업(Don't Look Up)

by 미뇽쓰 2022. 1. 5.

based on TRULY POSSIBLE events...!!!! ㅠㅠ

 

 

이런 젠장 화병 암유발 영화를 봤나.

 

넷플릭스에 모처럼 내가 아는 화려한 출연진(디카프리오, 제니퍼 로렌스, 메릴 스트립, 케이트 블란쳇 등)이 나오길래 재밌을 것 같아서 재생버튼을 눌렀다.

 

그래. 재밌었다. 무척.

근데 너무 너무 열불난다.;;;

러닝타임 2시간 20분 동안 고구마 100개 먹은 듯한 답답함과 몸속에 암세포가 자라는 느낌에

시종일관 '참나~'를 외치는 나 자신 발견...

 

 

보고 나서 영화 정보를 찾아봤다.

감독 아담 멕케이... SNL 작가로 데뷔했으며 영화<빅쇼트>, <바이스>의 감독.

이 영화가 완벽한 블랙코미디였던 이유가 바로 수긍이 됐다.(빅쇼트도 정말 재밌게 봤는데)

 

영화는 미시간주립대 천문학과 소속 민디 교수(디카프리오)와 대학원생 디비아스키(제니퍼 로렌스)가 새로운 혜성을 발견하면서 시작한다.(그래서 혜성 이름이 '디비아스키 혜성')

천문학을 전공하면서 새로운 혜성을 발견하는 것만큼 기쁜 일이 없을텐데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이 에베레스트 산만한 혜성이 6개월 뒤 지구와 충돌한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오마이갓)

 

디비아스키 혜성의 궤도를 계산하고 놀란 민디 교수와 디비아스키

 

6개월 안에 어떻게든 지구를 구해야하는데 시작부터 꼬인다.

나사(NASA)의 국장은 조용히 함구하라고 하고, 대통령과 겨우 만났지만 중간선거에 불리하다며 선거 끝날때까지 기다리라고 하고

어떻게든 사회 이슈로 만들어야겠다 싶어 나간 TV프로그램에서는 웃음거리가 되어버리고

(방송에서 불같이 화를 냈던 디비아스키의 얼굴이 인터넷 밈이 되어 떠돌아다니는 상황까지...;;;)

 

이렇게 묻혀버리나 좌절하고 있는데

자신의 스캔들로 중간선거가 불리해진 대통령이 반전 카드로 쓰려고 민디 교수와 디비아스키를 다시 부르고

'미국의 백인영웅(?)이 지구를 구한다'는 설정으로 혜성의 궤도를 바꾸기 위해 유인우주선을 보내기로 한다.

영화가 여기까지도 오는 동안에도 난 이미 상당히 열받아 있었는데(점점 디비아스키에게 빙의)

일생일대의 임무를 띠고 출발한 우주선이 갑자기 돌아오는 장면에서 기어이 뒷목 잡고 욕하고 말았다.(이런 C8~!!!!)

 

오직 선거만 관심있는 백악관

 

올린 대통령의 최대 후원인 BASH社 CEO 이셔웰이

혜성의 희귀 광물을 이용하기 위해 궤도를 틀지 말고 잘게 부셔서 수집하자고 대통령을 설득한 것이다.

이 말도 안되는 일이 이셔웰의 주도하에 추진되자

여지껏 잘 참아왔던 민디 교수는 자신을 유명하게 만들어주었던 TV프로그램 방송에서 결국 울분을 토하며 폭주하고 만다.

그리고 모든 걸 접고 아내가 있는 미시간 집으로 돌아가던 중

우연히 하늘을 올려다보다 드디어 디비아스키 혜성을 두눈으로 보게 된다.

"봐!! 맞잖아!! 혜성은 있다고! 제발 하늘을 보라고!!(Just Look Up)"

 

혜성이 다가올수록 사회는 #JustLookUp과 #DontLookUp으로 나뉘어서 분열하고

그 와중에 이셔웰의 계획대로 BASH 드론을 띄워 혜성을 파쇄하는 날이 다가온다.

계기나 과정이 어찌되었든, 민디 교수와 디비아스키는 물론 모든 지구인들은 한마음으로 드론의 성공을 기원하지만

예상(?)했던 대로 드론은 실패하고(불길한 예감은 틀린적이 없다)

혜성의 충돌을 막을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마지막을 준비한다.

(당연히 올린 대통령과 이셔웰은 우주선 타고 도망갔다... 이 망할 놈들....ㅂㄷㅂㄷ)

 

 

브리(맨 왼쪽)가 케이트 블란쳇인걸 보는 내내 몰랐다;;

 

 

영화는 한마디로 미국사회(아마 우리도 포함)의 모순, 문제점을 총망라해서 풍자한 코미디다.

영화에서 다뤄진 문제점들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과학자에 대한 불신(게다가 지방대학이라고 또 무시), 눈앞에 있는 선거에만 관심 있는 모습, 대통령 자녀가 비서실장인 점, 백인영웅 만들기 등등은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하는 것 같고

심각한 문제인데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언론, 매체 훈련 운운하는 것, SNS 반응 분석 등등은 현실 언론 비판.

휴대폰을 통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엄청나게 수집하고, 과학기술을 맹신하면서 (그깟 자원이 뭐라고 지구의 운명을 거는지;;) 사실은 돈벌이를 위한 거면서도 인류 문명 개척자인양 구는 이셔웰은 구글, 애플, 테슬라, 페이스북 같은 테크기업 비판 이다.

그런데 우리도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반인들 역시 이 심각한 상황을 단순하게 인터넷 밈, 로켓발사챌린지 같은 SNS 웃음거리로 만들면서 연예인 가십보다도 관심을 두지 않다가 막상 혜성이 다가오는게 보이니 삽을 사재기 하고 거리 폭동을 일으키기도 한다.

 

한마디로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함께 해결하려는 노력이 그 어디에서도 보이질 않는다.

(그러니 결국 다 함께 망하는 거겠지만)

 

영화 포스터에 있듯이, 이런 일이 상상으로만 끝나라는 법은 없다.

정말 지구 종말 같은 문제가 생긴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영화에 나온 사람들을 한심하다고 할 수 있을까?

코로나19가 2년 넘게 전세계를 괴롭히고 있는 요즘 더욱 와닿는 것 같다.

 

 

ps. 영화를 보면서 이셔웰이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다.

누구와도 눈을 마주치지 않고, 굉장히 소심한듯 소극적인 듯 말하고 화도 은근하게 낸다.

그러나 민디 교수가 '사업가(businessman)'라는 말 한마디에 폭주한다.

어떤 사람을 염두하고 캐릭터를 설정한 건지 궁금하다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