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도 읽었다. <코스모스cosmos> ^ㅇ^
6년전쯤인가.. 과학분야의 고전이라길래 덥석 샀다가
책두께와 안에 있는 글자 크기를 보고선;; 그동안 엄두를 못내고 조용히 거실 책장 한구석에서 잠자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에 읽은 <공부머리 독서법>책에서 지식분야 중 최고의 책이라는 (그래서 최승필 선생님은 무려 이 책을 10번이나 읽으셨다고) 추천의 글을 보고 큰 맘 먹고 도전, 거의 3주 정도 만에 다 읽었다.
(사실 다 읽었다고 하긴 어렵다. 최대한 이해해보고자 했지만 태생적 문과생인 나로선 칼 세이건 선생님이 이토록 친절하게 쓰셨음에도 불구하고 내용이 상당히 어려웠고, 그래서 이해하지 못한채 글자만 읽은 부분이 더 많기에...ㅠ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고 난 후 든 생각은
"이 책이 내 몇 안되는 인생책 중 하나가 되겠구나..." 였다.
과학책을 읽으면서 괜히 가슴이 두근거리고, 하늘을 다시 올려다보게 되고
왠지 눈물마저 날 것 같은 느낌이 든 건 처음이었다.
여러 평에서 나오듯 이 책은 평범한 과학책이 아니다. 차라리 철학책, 인문고전 같은 느낌이다.
저자 칼 세이건이 정말 대단하신 건, 그저 우리같은 일반인에게 어렵기만 한 우주와 생명에 관한 전문적인 지식을 알아들을 수 있도록 최대한 쉽게 설명하면서
각종 신화, 설화, 비유 등을 적절히 섞어 낯설지 않고 익숙한 느낌이 들게 해준다.
그 방대한 지식을 이토록 쉽고도 아름답게(이 책은 왠지 아름답다는 말이 잘 어울린다) 풀어내다니.. 정말 존경스러운 분이다.(일찍 돌아가셔서 너무 안타깝다 ㅠㅠ)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인간이 앞으로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우주와 생명의 탄생 그리고 미래에 벌어질 수도 있는 일들을 과학적 토대로 이야기한다.
150억년 전 빅뱅으로 시작한 우주의 탄생, 그 이후 46억년 전 지구의 탄생
그리고 360만년 전 지구에 인류가 탄생했고 오늘날까지 진보를 거듭해왔다.
그러나 이렇게 광막하고 넓은 우주에서 지구같은 행성은 수없이 많을 것이고, 어딘가에는 우리보다 지능이 높은 외계인이 살고 있을 것이다.
이런 우주적 관점에서 보면 우리가 하루에도 몇번씩 서로 지지고 볶으며 사는 지구는 그저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우린 과연 무엇을 위해 그토록 서로를 미워하며 싸워왔는지.
반대로 그 수많은 확률을 뚫고 생긴 지구, 그곳에서 진화의 과정을 거쳐 탄생한 인류, 그리고 지금의 나까지
무한한 우주에서 나,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그리고 지구는 우주 유일의 존재다.
이토록 유일한 우리가 서로를 그렇게까지 미워하고 해치려할 필요가 있을까.
책에 따르면 수소와 일부 헬륨만 제외하면 지구의 모든 원소들이 수십억 년 전에 있었던 별들이 부린 연금술의 조화로 만들어 진 것이라고 한다.
즉 우리의 DNA를 이루는 질소, 치아를 구성하는 칼슘, 혈액의 주요성분인 철, 애플파이에 들어 있는 탄소 등의 원자 알갱이 하나하나가 모조리 별의 내부에서 합성되었으니, 우리는 별의 자녀들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별의 자손들이다" 라는 말이 너무 설렌다. (별에서 온 그대?ㅋㅋ)
그말을 듣고 하늘을 보니 별이 달리 보인다. 왠지 나와 연결되어 있는 것만 같다. (저 별은 나의 별~ ㅋㅋ)
별만 연결된 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것이 나와 연결된 듯 느껴진다.(원자 단위로 가면 구성만 다를 뿐이니까)
그리고 나중에 맞이할 나의 죽음도,
처음 내가 왔던 그 별에게로 다시 돌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하면 꼭 슬프지만은 않을 것 같다.(그래도 죽는 건 무섭지만;;)
(p.681~682) 지금으로부터 약 360만년 전 오늘날 탄자니아 북부 지역에서 화산이 폭발했다. (중략) 360만 년이 흐른 1979년에 고인류학자인 메리 리키가 그 화산재의 층에서 발자국을 찾아냈다. 그녀는 이 발자국이 원인(原人)의 것이라고 믿었다. 그녀는 어쩌면 그 발자국의 주인이 현재 지구인 모두의 조상일지 모른다고 주장했다. 탄자니아에서 물경 38만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에서도 사람의 발자국이 찍혀 있다. (중략) 그것은 지구 바깥 천체에서 나들이할 수 있었던 최초의 사람이 남긴 발자국이다. 발자국에서 우리는 시간의 흐름을 읽는다. 발자국에서 우리는 거리를 상상한다. 여울져 흐르는 억겁의 시간을 이제 세 토막으로 나누어 생각하자. 360만 년, 46억 년 그리고 150억 년, 수소의 재에서 시작한 인류는 광막한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지금 여기까지 걸어왔다.
인류는 우주 한구석에 박힌 미물이었으나 이제 스스로를 인식할 줄 하는 존재로 이만큼 성장했다. 그리고 이제 자신의 기원을 더듬을 줄도 알게 됐다. 별에서 만들어진 물질이 별에 대해 숙고할 줄 알게 됐다. 10억의 10억 배의 또 10억 배의 그리고 또 거기에 10배나 되는 수의 원자들이 결합한 하나의 유기체가 원자 자체의 진화를 꿰뚫어 생각할 줄 알게 됐다. 우주의 한구석에서 의식의 탄생이 있기까지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갈 줄도 알게 됐다. 우리는 종으로서의 인류를 사랑해야 하며, 지구에게 충성해야 한다. 아니면, 그 누가 우리의 지구를 대변해줄 수 있겠는가? 우리의 생존은 우리 자신만이 이룩한 업적이 아니다. 그러므로 오늘을 사는 우리는 인류를 여기에 있게 한 코스모스에게 감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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