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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서민들은 부자들(을 위한 정책)을 지지하고, 그들을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할까?
선거를 할 때마다, 뉴스를 볼 때마다 항상 궁금했다. 사실 이해가 가지 않았다.
거리에 나와서 시위하는 (특히 어버이? 이런) 분들 보면 도대체 왜, 무엇을 위해서 저렇게까지 하시는지 알 수 없었다.
그런 점은 미국도 마찬가지인가 보다.
미국은 우리보다 민주주의의 역사도 길고, 시민 의식도 높을 것이며 무엇보다 합리적으로 투표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부유층이 될 가망이 없는 상당수의 사람들이 공화당을 지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에 의하면, 사람들은 반드시 자기이익에 따라 투표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정체성에 따라, 자기가 동일시하고픈 대상에게 투표한다.
사람들이 언제나 단순히 자기 이익에 따라서 투표한다는 가정은 심각한 오해이다.(p. 51)
아.... 이렇게 명쾌한 답을 주다니.!! 여지껏 이해할 수 없어 답답했던 것이 확 풀렸다.
인간은 언제나 합리적(이기적)이진 않다. 오히려 불합리할 때가 훨씬 많다.
사람들은 세상을 이성적인 판단보다 프레임을 통해 인식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세상 일을 인식하거나 옳고 그름을 판단할 때 그 모든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추론하지 않는다.
따라서 사실여부는 필요하지만, 사실관계가 꼭 중요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건 우리가 어떤 일을 인식하고 한단하는 틀, 즉 프레임이다.
프레임은 우리가 세상을 바라보는 방식을 형성하는 정신적 구조물이다. (p. 10)
대부분의 판단은 프레임은 직접 볼수도 들을 수도 없는, 인지적 무의식(cognitive unconscious)의 일부로서 자동적이고 자연스러운 추론들인 상식과 연관된다.
프레임은 우리가 추구하는 목적과 짜는 계획, 행동하는 방식, 행동한 결과의 좋고 나쁨을 결정한다.
이러한 프레임을 우리는 언어를 통해 인식한다. 모든 단어는 개념적 프레임과 관련지어 정의된다. 우리가 어떤 단어를 들으면 우리 뇌 안에서 그와 관련된 프레임이 활성화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프레임을 부정하더라도, (그 단어를 사용하였기에) 오히려 그 프레임이 활성화된다.
우리가 "코끼리는 생각하지마"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이미 마음속으로 코끼리를 떠올리게 되는 것처럼.!!
따라서 상대방의 프레임을 반박할 때 상대방의 언어를 사용하면 오히려 상대방의 프레임이 활성화되고 나의 관점이 약해진다.
나의 관점을 강조하고 싶다면 상대방의 언어가 아닌 나의 언어를 사용해야 한다.
저자는 이러한 대표적 사례로 "세금 구제(tax relief)"를 들고 있다.
공화당에서는 세금으로부터의 구제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세금 = 악"이고 세금을 거두자고 하거나 올리자고 하는 사람들을 악당으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세금은 사회 구성원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투자하는 자산으로 보아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관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언론에서 흔히 "세금 폭탄"이라는 부정적인 단어를 사용하여 세금을 피해야 할 것으로 인식하게 만들고 있다. 그러나 세금은 정당하게 거두어 제대로 사용해야할 사회 공동의 재원이고, 우리는 사회 구성원으로써 자신의 몫을 성실하게 이행할 의무가 있다.
그 외에도 "기후 변화(climate change)" 라는 말도 최근 기후변화의 양상과 인류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제대로 인식할 수 없기 때문에 (변화라고 하면 왠지 긍정적인 이미지마저 주기 때문에)
최근에는 "기후 위기(climate crisis)"라는 말로 바꾸어 사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처럼 말이 주는 힘, 프레임이 주는 힘은 강하다.
언어가 없으면 생각은 표현조차 할 수 없다(p. 88)
우리는 세상을 프레임을 통해 인식하기에, 프레임을 재구성하면 사회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프레임의 재구성이란 생각이 비슷한 사람들이 무의식적으로 믿고 있는 것을 의식수준으로 끌어올려 일반대중의 담론으로 만드는 공적담론화 라고 할 수 있다.
대중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기에 사회 변화를 가져 올 수 있는 것이다.
저자와 마찬가지로 나 역시 정치적으로 진보를 지지하는 사람으로서
진보진영이 진보의 프레임을 공고히 해서
세상이 좀더 살기 좋아지길, 우리 사회 모든 구성원이 안심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세상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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