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이끄는 대로, 일단 읽고 보자 - 본능독서 / 이태화
"끌리는대로 읽다 보니 나답게 사는 법을 알게 됐다"
신정철 작가의 <메모독서법> 이후로, 독서법에 관한 책을 오랜만에 읽었다.
독서법을 알고 싶어서라기 보다, 순전히 <본능독서>라는 제목에 끌려서다.
(그러고보면 나는 저자가 말한대로 본능에 충실한 독서를 한 셈인가?ㅎㅎ)
이 책이 다른 독서법 책들과의 차별화된 점은
책읽기 기법, 노하우를 알려주기 보다
좋은 책을 많이 봐야한다는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온전히 책읽기를 즐길 수 있도록
한마디로 본능에 의한 독서를 하도록 권한다는 것이다.
나는 어릴때부터 책읽기를 그런대로 좋아했기 때문에 독서 자체가 그리 힘들진 않았다.
다만 좋은 책(필독도서, 권장도서, 고전 등)을 많이 봐야한다는 강박은 늘 있었다.
생각해보면 누가 강요한 적도 없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어렸을 적엔 선생님이나 어른들의 말씀, 그리고 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실용적인 이유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내가 책을 안읽는다고 해서 뭐라할 사람도 없을 뿐더러
책읽기가 나에게 즐거운 취미가 아닌 부담스러운 과제 내지 정복해야할 미션이라면 굳이 스트레스 받아가며 읽을 필요 없었는데...
아마 책을 읽으면 내가 좀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 같아서,
그리고 책을 읽을때마다 내가 '이 책을 읽었다' 하는 성취감에 그랬는가보다.
그런 나에게 저자는
우리는 책을 읽으려고 태어난 것이 아니라고 한다.
그러니 책을 너무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고, 책 보기 싫거나 볼 시간이 없으면 안 보면 된다.
항상 책은 마음의 양식이다, 책을 보면 이런 저런 점이 좋다는 말만 듣다가
싫으면 할 필요 없다, 그만두라는 얘기를 들으니 왠지 속이 시원해진다.ㅎㅎ
저자는 독서를 즐겁게 하려면 현재의 고민이나 관심사 같이 마음이 가는 책부터 우선 시작하라고 한다.
나는 과연 어떨까. 나는 뭣때문에 책을 읽지? 요즘 나의 고민이나 관심사는?
좋은 건지 나쁜 건지 모르겠지만 요즘 나는 사실 딱히 고민이나 관심 가는게 없다.
예전에는 나의 성격이나 심리상태, 일 잘하는 방법, 육아 같은 현실 고민이나 재테크, 주식투자 같은 관심사가 있었는데,
요즘은 특별한 것 없이 그저 주어진 하루 하루를 그럭저럭 보내고 있다.
(갑자기 고민이나 관심사가 없다는 그 자체가 고민이 되려고 한다.;;;)
그만큼 예전보다 살기 편해졌다는 거겠지?ㅎㅎ;;
괜히 없는 고민 관심사 쥐어짜내지 말고, 그냥 마음 가는대로 살고 마음 가는 책을 읽어야겠다.
혹시 아나? 읽다보면 나도 내안에 뭔가 생길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