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의 입장에서 보고하기 - 고수의 보고법 / 박종필
![]() |
|
사무직 업무 종사자중에 보고서를 쓰지 않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심지어, 일이 보고서에서 시작해서 보고서로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도 지금은 보고서를 그리 많이 쓸 필요가 없는 자리에 있지만,
한 3년전까지만 해도 항상 보고서, 계획서를 작성해야 하는 나날들이었기에
어떻게 하면 보고서를 잘쓸까, 어떻게 하면 보고서에서 해방될수 있나 하는 생각이 많았다.
그래서 그 시절 "보고의 고수(달인)"이 되고 싶어 샀던 책인데
그동안 바쁘다는 핑계로 읽지 못했다.ㅠㅠ
그러다 얼마전 '일 잘하는 사람은 단순하게 합니다'라는 책을 읽고 나니,
이 책이 그동안 내 책꽂이에 고이 모셔져 있었다는 사실이 생각나서 꺼내 읽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고수의 보고법' 이란 한마디로 '(보고 받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고하는 법' 이다.
우리가 보고를 잘해야 하는(즉 보고의 고수가 되어야하는) 이유는,
조직에서 보고는 상대방(상사, 부하, 동료)과의 소통방법 이고
그렇기 때문에 조직에서 "일을 잘하는 사람 = 보고를 잘하는 사람" 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조직에서 일을 잘하고 싶고, 그래서 인정받고 승진해서 삶의 보람을 얻고 싶어한다.
그러려면 보고를 잘할 수 밖에 없다.
보고를 잘하려면 좋은 내용(자기 생각이 들어간 풍부한 콘텐츠)이 좋은 표현방법을 통해 드러나야 한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옛속담처럼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표현(보고)방법이 잘못되면 나쁜 보고가 될 수밖에 없다.
내용의 우수성은 보고하는 사람들 스스로가 만들어야할 몫이기에
저자는 좋은 내용을 가지고도 잘못된 보고방법으로 힘들어하는 직장인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고수의 보고법 4단계,
기획(생각 정리하기) - 쓰기(생각 풀어내기) - 편집(생각 보여주기) - 말하기(생각 전달하기) 를 제시한다.
먼저 기획단계는 보고내용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는 단계이다.
이때 스토리텔링식 사고가 중요하다.
스토리텔링식 사고는 골든서클(원인(why)-근본원인(why2)- 대안(how)-실행방법(what)) 의 틀을 따라간다.
원인(why)은 이 보고내용을 지금 검토하는 이유(검토배경)를 설명하는 것으로, 문제해결의 필요성과 시급성이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근본원인(why2)은 검토배경이 되는 현실의 좀더 구체적이고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는 것이다.
대안(how)은 근본원인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한다.
실행방법(what)은 해결방안으로 제시된 방법들의 구체적 실천계획이다.
두번째로 쓰기단계는 기획단계에서 정리된 생각을 구체적으로 풀어내서 쓰는 단계이다.
이 때는 좋은 글쓰기를 위한 기본적인 사항과 중첩된 부분이 많다.
짧게 핵심만 쓰되, 문장구조는 단순화해서 복문을 만들지 않는다(한 문장에 여러 의미를 담지 않는다). 가급적 말하듯이 쉽게 쓴다. 오탈자나 비문이 없는 것은 기본중에 기본이다.
쉽고 간결하고 명확하게 써야 보고서를 읽는 사람이 내용을 빠르고 정확하게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기다 덧붙여 사실만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객관적 사실에 그것이 주는 의미(시사점)를 덧붙여야만 사실이 가치있게 된다. 따라서 현황을 제시할때도 그 현황이 보여주는 의미를 드러내고, 대안을 제시할때도 나의 생각과 근거를 제시해야만 가치있는 보고서가 된다.
세번째 편집단계는 작성된 보고서를 읽는 사람이 보기 좋도록 편집하는 단계이다.
나도 사실은 예전엔 '내용만 좋으면 됐지 편집이 뭐가 중요해, 그럴 시간에 다른 일을 하는게 낫지' 하고 생각한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업무를 하면 할수록, 내용만 좋아서는 채택되기 어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나 역시도 삽화 하나 없이 지루하게 글만 나열된 책을 읽으면 내용이 좋아도 힘들어서 덮게 되는데
하물며 온갖 서류와 보고서를 받는 상사 입장에서는 밋밋하게 글만 나열된 보고서를 좋아할 리가 없다.
보고서가 결국 내 의견이 채택되기를 바라고 쓰는 것이라면, 최대한 읽는 사람을 배려해서 쓰는게 맞다는 걸 어리석게도 한참 뒤에야 알게 되었다.;;
보는 사람이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내용을 알게 하려면, 즉 가독성을 높이려면
일관성 있는 편집은 물론 필요한 경우 시각화(도표, 도식화)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그리고 분량은 불필요하게 많은 것보다 1~2페이지로 떨어지게 만드는 것이 좋다(필요하면 붙임으로 보충자료 첨부).
마지막으로 말하기 단계는 생각을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단계이다.
지금 작성하는 보고서는 단순한 글쓰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생각을 담아 직장내에서 상호 전달하는 매개체이기 때문에
이것을 보고 소화시킬 대상에게 전달하는 과정도 무척 중요하다.
심지어 일하다 보면 이런 정식 보고서가 아니라 메신저, 이메일, 구두, 전화, 문자, 심지어 포스트잇으로 해야 할때도 많다.
무엇으로 하든, 상황에 맞는 적절한 보고방법으로 적절한 타이밍에 하는 것이 필요하다.
보고의 고수가 되기 위한 내용은 많았지만 결국 기억해야 할 것은 오직 하나!!
내가 지금 작성하고 있는 이것이 과연 누가 언제 어디에서 읽게 될 것인가만 기억하자.
상대방의 입장에서 읽어보고, 무엇을 궁금해할지, 그걸 어떻게 해결해줄지 고민하자.
그럼 저자처럼 보고의 고수까지는 되지 못해도, 최소한 중수는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