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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몰랐던 금융이 지배하는 세상 - 금융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 이종태

미뇽쓰 2020. 3. 1. 11:02

 

 

금융은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
국내도서
저자 : 이종태
출판 : 개마고원 201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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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양복 깔끔하게 입고 높은 빌딩에서 일하는 사람들,

아니면 증권거래소에 있는 온갖 수치와 차트가 표시된 현황판을 보고 있는 사람들?

어쨌거나 금융은 항상 나와는 먼 얘기라고 생각했다.

난 그저 아껴서 조금이라도 저축해야지 하는 금융문맹인이었으니까.

 

그런데 이 책을 보니 아...

난 금융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언제 금융거인에게 깔려죽을지 모르는 한낯 개미에 불과했다.

거대 금융회사는 그냥 돈으로 돈벌어 잘먹고 잘사는 상위 1% 부자 정도가 아니었다.

그들은 거대기업을 사고 팔아 수익을 얻고, 금융에 유리하도록 정책을 결정했다. 

언뜻 보면 금융과 전혀 상관없는 현상들이, 사실은 금융의 원리에 따라 이뤄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처럼 금융은 상상도 못하는 방법으로 우리의 일상생활에 깊이 들어와있다.

그러니 이제라도 몰라서 무작정 당하기 보다는 조금이라도 배우고 알아야겠지?

 

 

 

 

그렇다면 금융이란 과연 무엇일까?

 

금융은 한마디로 돈으로 돈(금융상품)을 사서 수익을 얻는 경제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여윳돈을 가진 자금공급자가 자금수요자에게 공급함으로써 현재의 수익을 포기하고 대신 미래에 생길 더 큰 수익을 확보하려는 활동이다.

 

자금공급자가 자금수요자에게 돈을 공급하는 방법은 크게 간접금융과 직접금융으로 나뉜다.

간접금융금융중개기관(상업은행)을 통해 제공하는 것으로

개인, 기업, 기관 등이 상업은행에 맡긴 예금을 자금이 필요한 개인, 기업 등에게 대출해주는 것이다.

금융시스템에서 상업은행은 예금 대출의 사회적 신용네트워크이자 통화창출기관으로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국가에서 강도높게 규제하고 있다(금산분리, 자기자본비율 규제 등).

 

반면 직접금융은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 채권, 주식 등을 통해 자금을 직접 제공하는 것이다.

채권은 단순히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것이라면,

주식은 기업의 소유권 일부(지분)를 갖게 된다는 차이점이 있다.

특히 70년대 이후 기업의 주인은 주주라는 주주자본주의 이론이 확대됨에 따라 오직 주주 이익을 극대화 하기 위한 각종 방법이 동원되었다.

또한 직접금융의 중개인으로서 투자은행은 점차 업무영역을 확대해서 기업 M&A는 물론 직접 회사나 심지어 공공인프라에까지 투자하고 수익을 내는데 이르렀다.

 

 

 

 

특히 80년대 월스트리트에서 일어난 금융혁명은 바야흐로 "금융의 시대"를 열어젖히는 계기가 되었다.

금융이 그동안 단순히 실물경제(산업)의 조력자 역할이었다면,

금융의 시대가 되면서 모든 사물, 자산은 금융자산으로 평가되어 사고 파는 대상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금융산업의 주류는 상업은행에서 투자은행으로 바뀌고,

특히 고부가가치산업으로서의 금융산업을 활성화한다는 명목 하에 규제완화를 통해

상위1% 5대 대형 금융복합체(골드만삭스,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리먼브라더스, 시티그룹)가 탄생한다.

이들은 만든 사람도 이해하기 어려운 파생상품을 개발해서 소비자에게 고수익을 보장한다면서 판매해 

사실상 사기에 가까운 방법으로 수익을 취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주범인 서브프라임 모기지도 이런 파생상품의 하나였다.

한발 나가 호주의 맥쿼리투자은행은 공공인프라투자펀드를 만들어

도로, 항만, 교량 같은 SOC에 투자하여 장기적으로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만들었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공적 부문이라 여겨졌던 것들까지 이제 민영화를 통해 수익을 내는 상품이 된 것이다.

 

 

 

 

 

이렇게 금융이 지배하는 세상에 사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금융은 어렵다고 거부하려고만 말고 배우려고 해야한다.

은행원이나 투자상담사가 권한다고 해서 무조건 믿고 맡기지 말고

꼼꼼하게 따져볼 수 있는 눈을 가지려고 노력해야한다.

그리고 세상일에 관심을 갖고, 무엇이 더 우리의 삶에 바람직한가를 생각해야한다.

금융의 논리로만 본다면 무조건 수익이 나는 것만 최선이겠지만

우리의 삶, 기본 생활에 필수적인 것들은 수익이 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부정책을 잘 살펴보고, 우리는 물론 앞으로 살아갈 세대에게 진짜 중요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실천에 옮겨야 하지 않을까.

금융자본주의 시대를 사는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금융지능을 키우고 행동하는 시민이 되기를.